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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을 보내는 노병의 독백     임 종 린(시인, 전 해병대사령관)


 


 


 오늘은 제56회 현충일로 호국영령들의 침묵 앞에 고개 숙여야 하는 날이다. 나는 올해도 6 3일 동작동 충원을 찾아 먼저 가신 호국영령들과 용감히 싸우다가 장렬히 산화한 해병대전우들, 그리고 해군사관학교 동기생들의 묘비 앞에서 그들의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명복을 빌었다.  


 


나는 푸른 유니폼을 입고 36년간 지내온 군인 이였기에 현충일만은 의미 있게 보내 왔다. 현역시절은 의무적으로 행사에 참가했지만 퇴역을 하고 난 후 지금도 똑같이 국립 현충원(국립묘지)을 찾아 말없이 잠들고 있는 호국영령들과 전우들 앞에 살아서 남아 있다는 죄책감에 고개 숙였다. 올해는 해군사관학교동기생들과 같이 동기생묘역에 참배하고 해병대전우들이 잠들고 있는 묘역을 둘러보니 이상한 감성이 뇌리를 스쳐갔다..


 


    건장했던 아들, 달콤했던 신혼의 꿈을 저버리고 떠나간 아들과 남편이 한줌의 재로 변신해 묻힌 기막힌 광경에 그 노모의 애간장 끊는 피맺힘도 감당할 길이 없으며 오열하는 소복한 아내와 그 곁에 철 안 난 손자손녀들의 눈망울은 긴긴 시간 지울래야 지워지지 않았다. 이승과 저승을 갈라 놓은 꿈이 아닌 이 처절한 현실에 무슨 시적인 미사어구가 필요하겠는가.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랐던 어머니요, 아내요, 자식이기에 일년에 하루만이라도 이들의 한 많은 넋을 위로하자는 약정된 날이 바로 현충일이다.


 


   그래서 정부는 이날을 국정공휴일로 정해 놓고 최소한 일분 동안이라도 오전 10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다같이 고개 숙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연휴를 맞았다는 기쁨으로 이른 새벽부터 도로마다 어려운 경제사정도 잊은 채 행락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늙은이나 젊은이 할 것 없이 즐거움에 가득 차 있으니 잔칫날이 따로 있다는 것 인가. 도대체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와 같은 보기 힘든 현충일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인가. 금년 현충일에도 조기를 단 가정을 도심지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일년에 한번 오는 현충일이라도 어린 자식들 손을 잡고 현충원을 찾아 애국심을 길러 주는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야 한다. 그나마 감사한 일은 어느 여성단체와 학생들이 현충일을 맞아 동작동을 찾아와 묘비를 닦고 국화 송이를 꽂는 모습을 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박수를 보냈다.


 


   진혼곡이 구슬피 울려 퍼지는 동작동 현충원 중앙 충혼탑에 새겨진 귀한 글귀를 몇 번이고 읽어 내려갔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중략


 


    하얀 밤꽃 향기 풍기는 녹음 우거진 숲 속에서 뻐꾸기가 울어 된다. 한없이 푸른 6월의 하늘아래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메아리 되어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이 땅이 어떤 땅이며 어떻게 지켜왔는가? 저 한강물이 어떤 강물이며 여기까지 흘러 왔는가? 저 산야가 푸른 의미가 무엇인가? 빗발치듯 오가듯 백 천의 포탄 붉은 피 풀잎에 물들고 젊음 그곳에 멎을 때 거룩하게 눈 감은 조국의 아들 그대 이름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국군이어라.


 


  6.25 전쟁 시 우리를 도와서 같이 싸운 16개국참전국들의 고마움을 우리국민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 국가의 현충일을 보내는 모습을 살펴보며 좋은 점은 받아 들이자. 영국의 현충일은 매년 11 11일이다. 이날이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일이고 이날 오전 11가 독일이 항복한 시간이며 이 시간이 되면 거리에서 들리던 음악 소리가 일시에 그치고 달리던 자동차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며 거리마다 점멸등도 꺼진다. 국회의원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의사당에 모여 고개 숙여 묵념한다. 현충일 두 달 전인 9월초부터 모든 국민들이 빨간 들꽃(야생양귀비꽃) 파피(poppy)를 가슴에 달고 다닌다. 바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였던 벨기에 전투 참호 주변에 많이 피어있던 꽃이다. 전사한 전우들을 야지에 묻고 파피를 조화로 바친 바로 이 꽃이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상징물이 된 것이다.


 


   미국의 현충일은 5월의 마지막 월요일로 지역마다 퇴역군인들이 벌이는 퍼레이드와 바자회에는 남녀노소가 몰려들어 값있는 날을 보내며 바자회의 이익금은 나라의 부름에 응해 숨져간 영령들의 후손들을 돕고 이들을 기리는 보훈사업에 사용되며 또한 많은 사람들이 시청 앞 광장이나 전쟁기념탑을 찾아 그 지역 출신 전몰장병들의 이름을 찾아 보고 업적을 일일이 읽어보며 떠나간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린다.


 


    이 두 나라 국민들이 마음 속으로 우러나서 기리는 현충일의 의미를 우리는 다같이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 지금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는 전후 세대들이 전 국민의 75%에 달한다. 이들은 절대빈곤을 체험하지 못했고 전쟁의 참상도 잘 모른다. 기성세대들은 이 현충일만이라도 자식들과 손자손녀들 손잡고 국립 현충원을 찾아서 현충일의 의미와 조기를 왜 오늘 달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6월의 뙤약볕을 피하지 말고 호국영령들의 침묵 앞에 고개 숙여 명복을 빌어야 한다. 다시는 이 땅에 다시는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있어서는 안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참된 애국심을 길러야 하고 정부는 튼튼한 국방력을 갖추도록 국정의 최우선정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세상 혼자 살 수 없어 서로 돕고 이해하며 섬기고 살아야 한다. 남 섬기는 마음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자세이며 밑 바탕에는 신뢰와 사랑이라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려준 아름다운 선물이 담겨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사회는 질시와 반목으로 인한 적대감이 형성되어 상대방을 무조건 반대의식으로 몰아 붙여 증오심을 품게 만들고 사회계층간에 갈등을 가져와 국가관과 애국심마저 희미해지고 있어 우리를 슬프고 안타깝게 한다. 이 사회 질시와 반목으로 형성된 계층간의 갈등을 하루빨리 없애고 행복이 넘치는 기쁨 가져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이루고 국가의 부름에 먼저 응한 자들이 대우 받는 사회와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목숨 바쳐 나라 지키겠다는 애국심이 솟아나지 않을까. 몇 일전 TV에서 군 가산 점 제도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한심한 반대론자의 말을 들으며 정말로 저런 말을 해야만 하는가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 제도에도 문제점은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표현 방법과 과정에서 군복무를 그렇게 저하 평가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 그와 같은 토론을 꼭 공개적으로 해서 전방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군복무를 마친 예비역 장병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야 하는가? 토론의 방법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비공개로 할 수 없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정부에 건의한다!! 현충일을 허울 좋은 공휴일로 정하지 말고 어린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생까지, 그리고 국가 공무원은 의무적으로 현충원을 찾아 청소도하고 참배를 하는 날로 보내도록 하자. 현충원이 없는 곳은 지방마다 현충탑이 있으니 그곳에서 참배하고 어떤 곳은 6.25참전국전적비가 있다. 곳에 따라 실정에 맞는 현충일행사를 값있게 보내며 애국심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주변국의 풍향계는 세차게 돌고 있다. 중국의 국력부상, 일본의 군사력증강, 특히 북한은 핵개발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개발 및 시험발사, 최근에는 서해5도를 공격목표로 삼아 고속 상륙정과 함정으로 특수전부대가 서해5도 공격훈련을 실시하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오늘날, 그리고 오늘 하루를 국회의사당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했으며 국방력을 증강하기 위해 어떤 법안을 입법하고 있으며 정부부처도 어떤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애국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스럽게 풀어 주는 답변을 내놓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천안함폭침과 연평도포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서둘러서 세부적인 계획을 발전 시켜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또 잊어버린다. 우리국민과 같이 국가적 재난과 혼란이 일어나면 그때 잠시간만 호들갑을 떨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잊어버린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그런 사실들을 볼 수 있다. 이씨 조선역사상 십만 양병설건의를 무시하다가 7년간의 임진왜란을 맞아 국가가 폐허에 이르게 되었지 않았느냐!! 미국을 보라! 9.11테러를 당하고 보복을 위해 십 년 동안 끈질긴 추적 끝에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지 안았나.  현충일을 형식으로 보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인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머리를 짜서 해결 방법을 찾아 내야 한다. 주변국의 세찬 풍향계가 돌고 있는데 어떻게 방풍 막을 설치할 것인가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강화시키는데 힘을 써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경제는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이지만 국방은 나라의 존 망을 결정 짓는 문제이다. 이스라엘을 보라. 그들은 나라를 잃었던 슬픈 역사의 문제점을 분석 전국민이 일치단결 600만 명의 적은 인구지만 주변을 둘러 싼 2억이 넘는 많은 적과 싸워 이겨내는 유태민족의 애국심과 정책을 배우자. 유태민족의 생활 규범 탈무드를 공부하며 우리 실정에 맞도록 실천하자. 정부의 각 부처 고위공직자들과 여의도 국회의원들이여!  현충일을 보내는 노병의 독백에 귀를 기울려 주면 좋겠다. 지금도 끝나지 않은 전쟁, 분단국가의 현대사조에 시원한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켜 주기 바란다.                 


 


                                                                             (limrokmc@hanmail.net 2011.6.6) 56회 현충일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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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도(172기) 2011.06.06 19:13
    전 사령관님의 기록사.감명깊게 읽었읍니다.오래오래 만수무광하십시요.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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